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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자취 문화의 유익과 은혜 _ 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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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복협 작성일16-12-21 15:28 조회1,8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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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께 산다는 것, 한 마디로 말하면 불편하다. 이 불편한 것을 사역 시작하면서부터 10년 동안 해왔다. 우리 공동체에서는 함께 모여 사는 사역을 제자방 사역이라고 부른다. 처음에 지하 단칸방에 형제 2명을 데리고 시작하여 지금은 4층 건물 전체에 20명의 지체들이 모여 살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많은 사역 중에서 제자방 사역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지체들에게 늘 이야기한다. 같이 살자고. 같이 사는 것이 불편하지만 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고 중요한 것임을 확신하기에 많은 지체들에게 권면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짧을 글을 통해 우리 기독 청년들이 함께 사는 것이 왜 중요한지 나누고자 한다. 4가지 측면에서 유익이 있을 수 있겠다.


 먼저는 영적인 면에서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대부분 부모님이 인정하는 자녀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데 취업하는 자녀일 것이다. 그리고 교회에서 칭찬받는 청년은 주일에 교회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필요한 봉사와 섬김을 열심히 하는 청년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것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님께 칭찬받는 자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예배당에서의 모습뿐 아니라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매일의 삶이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자방을 운영하면서 아무리 좁은 공간에 살았을 때도 기도실을 꼭 만들었다. 거실도 없는 투룸에서 제자방을 운영할 때도 앉을 수 있는 공간만 있더라도 칸막이를 세워 기도 공간을 만들었다. 지금은 아예 지하 25평되는 공간을 기도 공간으로 만들어 제자방에 사는 지체들이 아침 7시에 기도와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도록 한다. 그리고 지체들이 언제든 기도가 하고 싶으면 지하로 내려가서 기도도 하고 말씀 나눔도 한다. 우리 학생들은 집에 가면 기도 공간이 없다. 침대와 컴퓨터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사는 지체들은 삶 가운데 하나님과의 교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가서 간절히 예배를 드려도 삶이 변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나머지 6일은 세상 사람들과 별다를 바 없는 삶을 살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히 혼자 사는 형제들은 음란물에 노출되기가 너무 쉽다. 짐작컨대 기독 청년들이 삶의 괴로움이 있다면 이러한 음란의 죄를 스스로 끊지 못하고 주일에 찬양단을 섬겨야 하고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영적 부담감이 클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제자방은 침대방과 공부방을 따로 분리한다. 그래서 5~6명의 지체들이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공부방에서 같이 공부한다. 이런 환경이다 보니 이 혈기왕성한 청년의 때를 혼자만의 쾌락으로 보내지 않고 서로 독려해가면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훈련을 배운다.

 두 번째는 생활적인 측면에서다. 내가 사역하는 캠퍼스는 고려대학교다. 이 엘리트 학교에 들어오기 위해 고등학교 때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했겠는가. 그리고 부모님들도 자녀들이 공부에만 전념하게끔 공부 외 다른 모든 부분을 대신 해주었으리라 짐작을 해본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들과 함께 살다보면 조금 과장된 이야기일 수 있겠으나 공부 빼고 할 줄 아는 게 거의 없다. 밥을 해본 적도 없고 쓰레기 분리수거는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설거지도 안 해본 학생들이 대다수다. 그러나 제자방에 살면서 밥하는 것을 배운다. 설거지를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화장실 청소, 빨래, 자기 옷 정리를 하게 된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지체들이 모여서 담당 구역을 정해 돌아가면서 스스로 해 나간다. 그래서 우리 공동체에 몇 년 있다 보면 형제들은 사랑받는 형제가 될 요건들을 하나씩 배워나가고 자매들은 따로 신부 수업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곳에서 다 하니까.

 세 번째는 인격적인 측면에서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결혼을 해보니 같이 사는 게 이렇게 불편한 일인 줄 처음 알았다. 이 불편한 일을 꼭 한 번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왜 이혼을 할까? 30년 넘게 각자의 삶을 살다가 이제 같은 공간에 같이 살려다 보니 연애 시절에는 몰랐던 상대방의 많은 부분들이 자신과 맞지 않고 본인을 힘들게 하기 때문에 성격 차이라는 이름하에 이혼을 많이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같이 잘 살려면 상대방을 더 사랑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더 이해하는 인격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자방에 사는 지체들이 이러한 연습을 매일 하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양보, 배려, 섬김을 공동체 생활을 통해 배워나간다. 사실 이러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지체들도 20년 넘게 자신의 독립된 공간에서 살다가 성인이 되어 각자 다른 모양의 사람과 함께 살다 보니 나에게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많다. 누가 이래서 힘들다, 저래서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는데 나는 이러한 말들을 중간자 입장에서 다 들어줘야 하고 그들의 간격들을 좁혀줄 수 있는 조언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자방은 살을 부딪쳐가며 삶으로 배우는 삶의 훈련장이다. 혼자 열심히 공부한다고 배울 수도 없고 누가 가르쳐 줄 수도 없지만 꼭 배워야 하는 너무나도 귀한 삶의 필수과목이다. 그런 차원에서 나는 결혼하기 전에 꼭 공동 생활을 해보기를 강력하게 권면하고 싶다. 그래야 같이 살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고 상대방의 부족함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재정적인 측면에서다. 얼마 전 뉴스를 봤는데 타워팰리스의 평당 월세가보다 대학가 원룸의 평당 월세가가 더 높다는 조사를 본 적이 있다. 놀라웠다. 게다가 등록금은 얼마나 비싼가. 부모가 자식 하나 먹이고 공부시키려면 억 소리 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야 할 이 시기에 이러한 생활비를 조금이나마 충당하고자 과외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공동 생활은 이러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 우리 공동체는 교회 공동체가 아니기 때문에 본부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없다. 우리 스스로 모든 재정을 충당해야 한다. 그래서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최대한 재정적 부담을 줄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확한 금액을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25만원을 내고 있다. 대략 원룸에 혼자 사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대략 1.5~2배 정도 싸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지체들에게 자주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지금의 이 중요한 시기를 헛되이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돈을 벌기 위해 알바로 돈과 시간을 바꾸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고 한다. 지금 이 청년의 때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열심히 쌓아가고 자기 준비와 성숙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도 모자랄 시기이지 않은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12명의 제자들과 무엇을 했을까’에 오늘의 주제에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냥 함께 살았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제자의 모습이 이러한 것임을 삶으로 가르쳐 주셨다. 우리의 신앙은 잠깐의 보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삶으로 훈련되는 영적, 생활적, 인격적인 부분이 같이 만들어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방 생활은 이러한 훈련을 쌓기에 정말 좋은 삶의 장이다. 그리고 이 청년의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다. 기회가 된다면 공동 생활에 대한 불편함은 있지만 인생 중 꼭 한번은 해 보면서 삶의 성숙을 이뤄나가는 기회로 삼아, 진정 삶으로 예배하며 살아가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지훈(고려대학교 DSM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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